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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2.05.23 20:49

[권상집 칼럼]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한 손흥민, 역사를 쓰다

전무후무한 기록,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최초 득점왕

▲ 토트넘 SNS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축구선수에게 꿈의 리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가리가로 요약된다. 그 중에서도 힘과 스피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프리미어리그는 모든 축구선수들이 꿈의 무대로 부른다. 유럽과 남미가 장악하는 유럽 프로축구에 도전장을 낸 아시아 유망주는 그 동안 수없이 많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아시아 선수에게 쉽게 그 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가 박지성 선수를 아시아의 역대급 플레이어로 기억하는 이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당시 가장 압도적인 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멤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는 박지성 더 나아가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차범근을 결국 넘어섰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는 전 세계 최고 중 최고의 선수만 가질 수 있는 영광이다.

유럽리그에서 뛰며 해당 리그에서 득점 1위를 차지한 아시아 선수는 그 동안 일부 있었지만 축구에서 빅리그로 불리는 5대리그(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손흥민의 이번 기록이 더 대단한 이유는 패널티킥 없이 모두 필드골로만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23골은 노력의 산실이다.

손흥민과 공동 득점 1위에 오른 리버풀의 핵심, 모하메드 살라가 도움(어시스트) 1위까지 올랐지만 웃지 못한 이유이다. 필드골만으로 득점 1위에 오른 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3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해외 무대에서 뛰면 무조건 월드클래스라고 부르면서도 민망해했던 국내 팬들에게 손흥민은 이제 진정한 월드클래스의 자격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손흥민이 아시아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자 국내 언론 및 해외 언론 모두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수많은 국내 축구의 꿈나무들은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넘어 유럽 빅리그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이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견고한 벽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손흥민의 기록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제, 손흥민의 기록에 환호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축구 현실은 왜 손흥민 같은 천재급 선수를 길러내지 못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2019년 tvN에서 제작한 ‘손세이셔널: 그를 만든 시간’은 당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이유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가 손흥민이 14세가 되기 전까지 국내 학교 축구팀에 절대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손웅정씨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축구 시스템은 승리에 집착하기에 훈련이 과하다. 이는 어린 나이의 선수, 꿈나무들을 지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아들인 손흥민을 왜 학원 축구에 맡기지 않았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학원 축구에 얽매이지 않았던 손흥민은 아버지의 교육 하에 기본기와 축구에 대한 흥미를 먼저 배웠다.

▲ 손흥민 ⓒ스타데일리뉴스

국내 선수로서 열악한 인프라를 딛고 경이적인 역사를 써내려 간 김연아, 박태환, 손흥민, 류현진 등은 한결같이 승리와 성적에 대한 압박보다 운동 그 자체에 대한 흥미와 기본기를 먼저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학원 스포츠가 왜 어린 유망주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묻지 마 승리를 위한 훈련은 폐기해야 맞다.

그간 국내 스포츠는 분야를 막론하고 경이적인 기록을 만든 선수에게 열광한 후, 그 기록을 잇기 위해 단기적 관점의 성과 극대화 방안을 찾았다. 그리고 그 방안은 늘 해외 지도자 영입으로 손쉽게 정리되었다.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스포츠 교육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손흥민의 기적은 저절로 탄생하지 않았다. 기적은 흥미로운 교육과 지도를 통해 늘 탄생하는 법이다. 손흥민의 역대급 기록은 수많은 지도자 그리고 학원 스포츠에 진지한 과제를 남겼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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