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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21.04.09 19:00

[권상집 칼럼] 정도를 넘어선 함소원 조작 방송 논란

조작 방송은 시청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

▲ 진화, 함소원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TV조선의 대표 예능 <아내의 맛>은 시청률 7~8%를 오가는 화요일 저녁 시간대 절대 강자 프로그램이다. 출연진들의 일상 생활 하나 하나가 화제가 될 만큼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지금까지 받아 왔다. 아쉽게도 여기에 방송인 함소원이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그녀의 방송을 보고 수많은 사람이 조작 방송 논란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작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항의와 의혹 제기가 추가로 이어지자 결국 함소원은 이를 시인하고 시청자에게 사과를 구했다. <아내의 맛> 제작진 역시 함소원 방송 분량의 조작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갑작스런 종료 소식을 들은 일부 출연진의 항의가 이어졌다고 할 만큼 급박하게 상황이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예능에서 연출이나 과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의 즐거움을 위해 특정 상황에서 설정된 대본을 토대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상식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재미를 위해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끌고 가는 노력에 대해 시청자들은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 준다. 시청자들도 재미를 위한 과한 설정은 애교로 이해한다.

다만, <아내의 맛>에서 함소원의 출연 분량은 특정 스토리나 대본을 토대로 사례를 설정한 것이 아니다. 결별설에 휘말렸던 부부의 화해에 방송이 초점을 두었을지 모르나 함소원의 시어머니와 막내 동생의 전화에서 함소원이 대역을 했다는 점 그리고 방송을 통해 공개된 별장이 대여 숙소라는 사실은 완전히 이야기가 다른 방송 조작일 뿐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국내 더 나아가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진행해야 하기에 흔히 말하는 MSG를 첨가하여 스토리를 과장할 수는 있어도 대역을 쓰거나 장소를 바꿔치기하는 무리수를 두어서는 곤란하다. 초반 침묵을 유지하던 방송인 함소원은 ‘세상 참 무섭다’라는 모호한 메시지를 자신의 SNS에 남겼다. 도대체 무엇이 무섭다는 뜻인가?

지난 2월에도 함소원은 <아내의 맛>에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으나 그때도 그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방송인 함소원은 이번에는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며 자진 하차를 선언했지만 이 부분은 과장된 연출이라는 말로 넘어가긴 어려운 부분이다. 장소와 목소리를 속인 것을 과장된 연출이라고 말하는 이는 방송계에 없다.

시청률을 위해 무리수를 둔 <아내의 맛> 제작진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다수의 시청자가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연출한 행위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아내의 맛>은 이번 시즌을 종료한다고 선언했지만 시즌 2를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그 어떤 시청자가 해당 프로그램을 순수하게 볼 지 의문이다.

<아내의 맛>은 부부의 삶을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게 비추거나 때로는 특정 부부가 추진하려는 사업을 연이어 방송하며 이를 과하게 홍보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모든 건 예능이고 재미일 뿐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조작 방송 논란으로 확대된 느낌이 크다.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접근은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제작진은 출연진의 사적인 영역은 개인 프라이버시이기에 100%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해당 방송 내용 및 스토리를 구성하는 제작진이 이를 출연진의 프라이버시라고 언급하고 넘어간 건 유감이다. 그간 월~금 전체 저녁 시간대를 장악해 온 제작진이었기에 책임 있는 사과를 먼저 하는 것이 시청자에 대한 도리이다.

<아내의 맛>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에게 공감과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라고 생각하고 제작해왔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조작 방송은 국내 예능계에서도 두고두고 언급될 희대의 사건이다. 다양한 스타 부부를 통해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조명하겠다고 선언했다면 정말 말 그대로 가식이 아닌 진솔한 조명을 했어야 한다. 방송인 함소원과 제작진은 진솔한 조명이 무슨 의미인지 깊이 성찰하기를 바란다.

- 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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