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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②] ‘레베카’ 이지혜, “10년 뒤 옥주현 같은 어른 되고 싶어”

기사승인 2020.02.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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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S인터뷰①] ‘레베카’ 이지혜, “‘기생충’ 속 아리아 열창... 대대손손 자랑거리”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뮤지컬 배우 이지혜가 절친한 언니이자 선배인 옥주현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함께 ‘레베카’ 무대에 오르고 있는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느낄 수 있었다.

뮤지컬 ‘레베카’에 출연 중인 이지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흥인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타데일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레베카’는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뮤지컬로 2013년 한국에서 초연됐다. 이후 2017년 네 번째 공연까지 총 517회, 동원 관객 67만 명, 평균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한 흥행작이다. 

‘레베카’에는 멋진 신사인 ‘막심 드 윈터’와 순수한 매력의 ‘나(I)’ 그리고 기묘한 분위기의 ‘댄버스 부인’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은 아름답지만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맨덜리 저택에서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주체가 되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이지혜는 중앙대 성악과 출신으로 2012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데뷔했다. 이후 ‘안나 카레니나’, ‘팬텀’, ‘드라큘라’, ‘베르테르’ 등 굵직한 뮤지컬에 출연한 이지혜는 현재 ‘레베카’에서 ‘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Q. ‘레베카’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궁금하다.

이지혜: 시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요즘에는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이다. 우리의 스무 살을 떠올리게 하고, ‘나’의 순수함을 대변하는 그런 노래다. 이히가 얼마나 순수하고 가엾냐면 행복을 느끼면서도 ‘이런 게 나에게 일어나도 되는 일인가?’ 하고 의심을 하고, ‘이런 행복이 달아나면 어떡하지?’라고 고민한다. 그리고는 고작 생각한 게 행복을 병에 담는 것이지 않나. 저를 순수한 순간으로 돌려주는 노래다. 무척 사랑스럽다.

또, 1막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어젯밤 꿈속 맨덜리’는 2막에도 등장하는데 비슷한 음률이지만 감정은 무척 다르다. 1막에서는 꿈속에서 맨덜리 저택이 나오자 혼란스러워하는 이히의 모습이 담기고, 2막에서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겠지’라고 찾은 해답을 말하는 이히를 만날 수 있다. 16년을 대변하는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운율로 다른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매력적이다.

Q. 2막에서 ‘나’가 ‘댄버스 부인’과 함께 부르는 넘버 ‘레베카’는 대단했다. 객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만큼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지혜 씨가 무대에서 느끼는 감정이 궁금하다.

이지혜: 제가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레베카’ 노래를 들어보면 ‘나’는 레베카를 계속해 부정한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남는 건 결국 레베카다. 그 노래가 메아리치듯이 들릴 때 관객들의 환호가 크게 들린다. 그 소리가 마치 “그래 너는 아냐. 레베카가 이겼어”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제 캐릭터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더욱 감정이 격해진다. ‘레베카’ 넘버를 통해 감정에 도움을 받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그때의 ‘나’는 더 이상 붙잡을 곳이 없는 절박한 사람이 된다.

Q. 뮤지컬에서는 같은 극을 여러 번 보는 일명 ‘n차관람’이 굉장히 흔한 현상이다. ‘레베카’ 또한 n차관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객들이 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지혜: 라이브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매번 공연 전 ‘오늘 공연하는 배우, 스태프, 오케스트라, 관객들 모두 이 시간에 온전히 조화롭게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를 한다. 제가 관객을 언급해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어떤 관객이 오느냐에 따라, 또 관객의 반응이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 배우들의 리액션도 달라진다. 같이 만들어가는 부분이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다. 

또 배우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상대 배우와 무대에서 교감하고 있다는 순간이 들 때가 있다. 모두 다 알고 있는 대본이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반응할 때 전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분명히 상대도 느꼈다는 스파크가 온다. 항상 현재를 살기에 매일 똑같이 해도 매번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이 관객들에게도 매일매일 새롭게 전해져 ‘레베카’를 계속해서 보시는 게 아닐까 싶다. 뮤지컬의 장점이기도 하다.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Q. 관객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묻고 싶은 게 있다. 무대에 올랐을 때 관객들과 눈을 맞추지 않나. 관객의 얼굴이 잘 보이는지 궁금하다.

이지혜: 공연장마다 다른데 ‘레베카’가 공연되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같은 경우 2열만 되도 잘 안 보인다. 제가 눈이 나쁜 편이기도 하고. 한 번은 엄마가 7열에서 공연을 관람하셨는데 제가 특정 장면에서 본인을 봤다며 인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셨다고 하더라. 저는 엄마를 찾지도 못했는데 말이다(웃음). 

특정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잘 보이기도 한다. ‘레베카’에서 제가 보트보관소에 가는 장면이 있는데 무대와 객석이 무척 가깝다. 그때 관객분들을 보면 긴장하는 모습이 보인다(웃음). 쑥스러우면서도 긴장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사실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공간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연기할 때 특히 신경 쓴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객석과 무대의 차이가 없는 공연도 한번 해보고 싶다.

Q. ‘지킬 앤 하이드’, ‘팬텀’, ‘안나 카레니나’, ‘베르테르’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궁금하다.

이지혜: 작품 할 때는 ‘아, 이게 최애야’라고 느끼는데, 계속해 경신하고 있다. 지금의 최애 작품은 ‘레베카’다. 작품을 하면서 배울 점이 없는 캐릭터는 한 번도 없었고, 그 순간이 소중하지 않았던 작품도 없었다. 다 제 자식 같고, 제가 기르는 고양이 같다(웃음).

Q. 댄버스 부인 역으로 ‘레베카’에 함께 출연 중인 옥주현 배우와 무척 친밀한 관계로 알고 있다. 친해진 계기가 궁금하다.

이지혜: ‘스위니 토드’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언니는 러빗 부인 역이었고, 전 조안나 역이었는데 두 캐릭터가 무대에서는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 무대에서 시간을 주고받지 못했음에도 대화를 나누는데 성격이 다르면서도 잘 맞더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해졌다. 이후 제가 회사를 주현 언니가 속한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Q. ‘뮤지컬 계의 디바’로 불리는 옥주현 씨에게 어떤 도움도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지혜: 언니가 “나의 모든 노하우를 가감 없이 전수하겠다”는 말을 해주셨다. 제가 발성적으로 힘들어하는 노래와 연기적인 부분을 도와주는 등 제게 많이 알려주려고 노력하신다. 특히 ‘레베카’ 같은 경우 언니는 초연부터 참여하셨지 않나. 제가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이나 초연 배우만이 알만 한 디테일함을 설명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참고하고 있다. 또, 언니가 ‘봉테일’(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의 뒤를 잇는 ‘옥테일’이다. 예민한 관찰력이 있다. 저는 둔감한 편인데 언니가 캐치해서 알려준다. 배우로서 필요한 관찰력을 언니를 통해 개선하고 있다. 

언니와 제가 딱 10살 차이인데, 10년 후에 제가 언니 같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는 장녀라 언니가 없는데, ‘언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을 주현 언니가 해결해줬다. 살아온 경험을 통해 조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친한 언니이자, 엄마 같기도 하다. 

Q. 옥주현 배우와 ‘지킬 앤 하이드’, ‘안나 카레니나’ 등 같은 작품을 몇 차례 했더라. 무대에서의 호흡도 좋은 편인가?

이지혜: 밖에서도 언니와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서사를 잘 받을 수 있어 대입이 잘된다. 무대에서는 친하지 않은 역할을 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도 받았었는데, 언니는 무대에서 완벽한 댄버스 부인이기에 그런 느낌이 한순간도 들지 않는다. 서로 완벽하게 빙의된 상태로 공연해 재미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지혜 씨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이지혜: 거창한 욕심은 없다. 제가 스스로 배우라고 칭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는 저를 잘 알기에 제가 가지고 있는 부분, 부족한 부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보다는 스스로 만족감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안주하지는 않으려 매일 노력하고 있다. 

저는 제가 20대 때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걸 경험했더라. 제가 갓 30대가 됐는데, 20대의 경험을 통해 더욱 확실한 색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또, 10년 후 무대에 오른 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무럭무럭 커가고 싶다.

한편 뮤지컬 ‘레베카’는 오는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류정한, 엄기준, 카이, 신성록, 옥주현, 신영숙, 장은아, 알리, 이지혜, 박지연, 민경아 등 출연.

김제니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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