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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18.03.23 23:36

[S리뷰] 세계 최초 VR 4DX 영화 ‘기억을 만나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할까

▲ 영화 '기억을 만나다'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1등을 고집하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는 언제나 환영받는다. 칭찬해 마땅하다. 하지만 ‘최초’이기에 그에 따른 빈틈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영화 ‘기억을 만나다’도 그렇다. 세계 최초 VR 4DX 영화를 그것도 로맨스 장르로 만나볼 수 있게 해준 점은 박수를 보내지만,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VR 기술을 이용한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액션 영화를 다들 상상했을 테다. 그 편견을 보란 듯 부수고 ‘기억을 만나다’는 20대 청춘의 풋풋한 로맨스를 담아냈다. 구범석 감독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VR 기술로 표현해내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숙제를 관람하며 신선함과 낯섦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 영화 '기억을 만나다'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기억을 만나다’는 360도 시야각의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VR 기술과 입체적 움직임, 바람, 향기 등 오감체험을 제공하는 4DX 상영 시스템의 결합으로 관객에게 신선한 관람 체험을 선사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이전에도 체험했던 4DX관에서 고글처럼 쓰는 형태의 VR 기계를 착용한 후 영화를 보는 것이다.

VR 기술을 통해 탄생한 영화는 새롭고 신선했다. 특히 CG와 결합해 일반적인 영화 속의 공간을 벗어나 마치 우주나 물속에 있는 것과 같은 공간이 펼쳐질 때는 ‘이런 게 VR 영화구나’ 싶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있는 그 공간 속에 관객인 나도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공간의 이동은 약간의 어지러움과 구토감을 선사해 난감했다.

▲ 영화 '기억을 만나다'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곽경택 PD는 “제작자나 관객들이나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가 나오면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VR 4DX 영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불편한 요소가 있었다. 38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거운 VR 기기를 고정하기 위해 밴드를 조이자 머리가 아파 왔다. 조금 느슨하게 밴드를 조절하자 이번엔 VR 기기의 무게 탓에 코와 광대뼈가 아파 왔다. 진퇴양난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화질이다. VR 영화는 현재 공중파 방송을 UHD를 통해 보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화질을 제공한다. 이에 구범석 감독은 “아직 VR 영화가 막 시작하는 단계로 일반 영화로 생각하면 약 100년 전의 영화이기에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다”며 “하드웨어와 콘텐츠 양측 모두 발전이 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영화 '기억을 만나다' 스틸컷 ⓒ바른손이앤에이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제외한 영화 ‘기억을 만나다’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20대 청춘의 만남부터 연인이 되는 과정 그리고 두 사람의 갈등까지 그려낸다. 배우 지망생 연수를 연기하는 서예지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중무장했다.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분명한 가치관을 표현하는 연수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김정현은 뮤지션을 꿈꾸지만, 무대를 두려워하는 우진 역을 맡아 안정된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꿈과 현실을 두고 갈등하는 김정현은 현실 그 자체로 많은 관객이 그에게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잘생긴 그가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덤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영화 ‘기억을 만나다’는 세계 최고 VR 4DX 영화라는 점에서도, 보기 드문 착하고 순한 청춘 로맨스 영화라는 점에서도 칭찬받을만하다.

한편 세계 최초 ‘VR 4DX’ 로맨스 영화 ‘기억을 만나다’는 오는 31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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