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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제니 기자
  • 영화
  • 입력 2018.03.23 23:28

[S리뷰] ‘7년의 밤’, 숨 막히게 만드는 류승룡X장동건의 열연

▲ 영화 '7년의 밤'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영화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7년의 밤’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많은 팬들이 기다려왔다. 추창민 감독 또한 “소설 ‘7년의 밤’이 워낙 뛰어난 문학성을 가진 원작이었기에 이를 영화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세심한 감정묘사가 담긴 원작이 존재한다는 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원작소설의 탄탄한 스토리가 존재하기에 어쩔 수 없이 비교된다는 것은 되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일 것이다. 원작소설 속 사이코패스였던 오영제를 추창민 감독이 각색하며 그의 ‘악’에 대한 이유를 심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했지만, 폭력을 정당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영화 속 오영제의 ‘악’은 그저 보기 불편한 폭력에 불과했다. 

▲ 영화 '7년의 밤'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작소설만큼 정교하게 담아내진 못했지만, 영화 ‘7년의 밤’은 정해진 러닝타임 속에서 중요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충분히 담아냈다. 배우 류승룡은 죄책감부터 절절한 부성애까지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였으며 배우 장동건은 비뚤어진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들의 연기 내공은 영화의 빈틈을 꼼꼼하게 채워갔다.

또한 ‘7년의 밤’은 상상 속의 ‘세령마을’을 현실로 끄집어내 마치 실존하는 마을처럼 사실감 있게 재현했다. 소설에서 묘사된 ‘세령마을’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7년의 밤’ 제작진은 약 10개월 동안 장소를 찾아다녔다고 밝혔다. 이들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7년의 밤’은 전국 곳곳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세령마을’을 하나의 공간으로 담아냈다.

▲ 영화 '7년의 밤'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현수(류승룡 분)는 한순간의 실수로 오영제(장동건 분)의 하나뿐인 딸을 살해하게 된다. 이후 최현수가 느끼는 죄책감과 두려움, 공포는 류승룡의 눈빛과 얼굴 근육 하나하나를 통해 느낄 수 있다. 특히 최현수가 아들 서원(고경표 분)에 대한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줄 때는 장동건의 ‘광기’와는 또 다른 느낌의 ‘광기’가 느껴졌다. 

장동건은 딸을 잃은 뒤 악의 정점에 올라서는 인물 오영제를 묵직하게 표현했다. 그의 커다랗고 예쁜 눈을 보며 이렇게 심장을 졸일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극단적인 비주얼 변신보다 더욱 파격적인 장동건의 연기는 그에게 인생 캐릭터로 남을 것이다. 장동건은 “그릇된 욕망을 가진 오영제를 인간으로서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공부가 옳았다.

▲ 영화 '7년의 밤'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속에서 최현수는 잠들어 있는 아들 서원을 보며 “쟨 나랑 달라”라고 말한다. 이 짧은 문장이 ‘7년의 밤’의 지긋지긋한 악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열쇠로 대변된다. 그 열쇠의 중심인 서원을 연기하는 고경표는 “‘최서원’은 콘크리트에 핀 꽃 같은 생명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는데 이에 공감된다.

▲ 영화 '7년의 밤'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폭발적인 여러 감정 속에서 단조롭지만 단단한 감정을 연기하는 송새벽은 영화가 전개되는 데 있어 필요가 아닌 필수였다. 관객들이 아마 가장 감정 이입하게 될 인물일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 분)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 분)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 ‘7년의 밤’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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